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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미노, 랜스 암스트롱
    세계 여행기(2018. 5月 ~2020.4月) 2018. 6. 8. 06:56

    카미노는 많은 길이 그렇듯 언덕과 평지의 반복이다.

    윈도우XP의 배경화면을 옮겨놓은것 같은 풍경들을 보면서 길을 걷다보면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헷갈려서 길에 멈춰서 오랫동안 보고싶어지곤한다. 하지만 그럴만한 기력이 없을 때가 많다. 다음 마을까지 아직 갈 길이 멀기도하고.⠀⠀⠀⠀⠀⠀⠀⠀⠀⠀⠀⠀⠀⠀⠀⠀⠀⠀⠀

    '풍경이 예쁜데 힘이 없어서 사진을 많이 못찍겠어요'

    나를 포함한 많은 순례자들이 나누곤하는 푸념이다.
    ⠀⠀⠀⠀⠀⠀⠀⠀⠀⠀⠀⠀⠀⠀⠀⠀⠀⠀⠀⠀⠀⠀⠀

    약간 변태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는 오르막길을 좋아한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 더 힘이 난다. 걸을수록 단단하게 힘이들어가는 허벅지와 다리근육, 가빠지는 호흡을 딛고 산 정상을 정복하듯 계속 올라간다. '나는 이걸 잘 견뎌내버린다', 극복한다, 이겨낸다,  이런느낌들을 되내인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맨위에올라서 내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곤한다.
    작지만 뿌듯한 승리감에 젖은채로.
    자전거 순례자들도 옆에서 같이 오르막길을 낑낑 오르다가 이어지는 내리막길에서 부럽게 멀리가버린다.
    랜스암스트롱을 좋아했다. 말기암을 극복한 그의 스토리부터 뚜르 드 프랑스 7관왕까지 - '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라는 자서전은 제목부터 얼마나 멋진가!
    몇년 전 중고서점에 갔다가 수필코너에서 그 책을 볼 수 있었다.
    그 존경과 감동 만큼, 도핑스캔들을 알게 된 후 많이 실망했다.
    그 이후에 그 책이 나에게 어떤의미를 가질까 생각해보았다.⠀⠀⠀⠀⠀⠀⠀⠀⠀⠀⠀⠀⠀⠀⠀⠀⠀⠀⠀

     '한 인간이 뇌와 폐까지 전이된 말기암을 이겨낸 투병 스토리로서는 지금도 의미가 있지않을까?'
    ⠀⠀⠀⠀⠀⠀⠀⠀⠀⠀⠀⠀⠀⠀⠀⠀⠀⠀⠀⠀⠀⠀⠀⠀⠀⠀⠀⠀⠀⠀⠀⠀⠀⠀⠀⠀⠀⠀⠀⠀⠀⠀⠀⠀⠀
    현재는 자전거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렇든 저렇든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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