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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달리기
    세계 여행기(2018. 5月 ~2020.4月) 2018. 6. 15. 19:59

    [걷기,달리기]

    다시 순례길에 올랐다. 15kg 정도되는 배낭이 어깨를 누르는 느낌이 그새 낯설다.
    Mp3를 켜서 E sens의 데모곡 부터 라디오헤드, U2 등의 노래를 들으며 한걸음씩 옮긴다.
    밀, 보리, 포도밭, 다시 밀… 지루하리만치 이어지는 이 노랗고 푸른 풍경 속에서 묵묵히 걸어간다.



    오래도록 달리거나 걷는 것은 줄곧 해온 일이었다.

    초등학교 때, 구기종목은 원래 꽝이었고,
    4학년 체육대회 때 오래달리기에 나간적이 있었다.
    반에서 싸움을 제일 잘했던 J와 함께,  운동장 15바퀴를 뛰는 일이었다. J는 몇바퀴정도를 뛰고 힘이들었는지 포기했다. 그리고 내가 뛰는 것을 바라보았다. 내가 10바퀴쯤 뛰었을 때부터 그는 무리말라고, 그만뛰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나는 분명 뛸 수 있었다.
    두 바퀴 정도 더 고집을 부리다가 뒷일이 피곤해지는게 싫어서, 포기했다. 하지만 분명히 뛸 수 있었다 - 고 기억하고있다.

    러닝에 깊이 관심을 갖게 된건, 그 뒤로 십여년이 지나 바르셀로나에서 였다. 한 민박에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라는 하루키의 수필을 우연히 읽었다. '달리기' 라는 주제 하나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놓는 그의 이야기를 하룻밤 사이에 다 읽어버렸다.

    안그래도 건전하게 분노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을 찾곤했다.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것이나 걷는 것은 아주 좋은 해결책이되었다.

    그리고 나서는 장교후보생 시절 오래달리기 평가 때, 앞에 몇 명 없던 일, 임관 후 매년 체력검정에서도, 남들보다 조금 더 낫거나 덜 뒤쳐지는 것을 찾았다 - 그래서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걷다보면 보통은 5km되는 지점마다 마을이 나오는데 잘 체크해야한다. 그 다음 마을은 아주 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바에 들려서 카푸치노나 제로콜라를 시켜 잠과 피로를 물러나게한다.
    그리고는 다시 짐을 챙겨 걷는다.
    이 단순한 반복을 계속, 담담하게 해내는 것이다.
    일종의 수행자처럼, 하루하루 반복하는 일상처럼.
    그리고 다음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저녁을 먹고 잠에든다.
    모두가 이렇게,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하고 있었다.
    달라지는 지명, 굵어지는 허벅지근육만이 변화를 이야기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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